세계 경제가 디지털화되면서 글로벌 IT 기업들의 세금 회피 문제가 점점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다국적 기업의 세금 회피와 글로벌 대응 방법은 어떤게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구글, 애플, 아마존과 같은 대형 다국적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세금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IT 기업들의 대표적인 세금 회피 전략과 OECD의 디지털세 도입 논의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IT 기업들의 대표적인 세금 회피 전략
다국적 IT 기업들은 국가 간 세율 차이를 이용하여 법인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더블 아이리시 및 더치 샌드위치(Double Irish & Dutch Sandwich)
이 전략은 아일랜드와 네덜란드의 법인을 활용하여 세금을 최소화하는 방법입니다. 기업은 특허권과 같은 무형 자산을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법인에 등록한 후, 이익을 네덜란드 법인을 거쳐 다시 아일랜드의 세율이 0%에 가까운 해외 법인으로 이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유럽 등의 높은 세율을 피할 수 있습니다.
(2) 조세 피난처 활용
버뮤다, 케이맨 제도와 같은 조세 피난처(Tax Haven)에 법인을 두어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방식도 흔히 사용됩니다. IT 기업들은 여기에서 로열티 및 지적재산권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수익을 이전하여 법인세 부담을 줄입니다.
(3) 이전 가격 조작(Transfer Pricing)
이전 가격 조작이란 다국적 기업이 계열사 간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할 때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하여 세금이 낮은 국가에서 이익을 높이고, 세금이 높은 국가에서 비용을 늘리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세금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얻습니다.
세금 회피로 인한 문제점
IT 기업들의 세금 회피는 개별 국가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1) 조세 정의 훼손
일반 기업과 중소기업은 국가에 정당한 세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다국적 IT 기업들은 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최소한의 세금만 납부합니다. 이는 조세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2) 국가 재정 악화
기업들이 조세 피난처를 이용하여 세금을 회피하면, 각국 정부의 세수 감소로 이어집니다. 이로 인해 사회복지, 공공 인프라 투자 등에 필요한 재정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3) 글로벌 경제 불균형 심화
세금 회피로 인해 특정 국가에 부가 축적되면서 경제적 불균형이 심화됩니다. 특히 개도국의 경우, 자국 내에서 창출된 수익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경제 발전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OECD의 디지털세 도입 논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디지털세 도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세란 다국적 IT 기업이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에서 세금을 내도록 하는 새로운 과세 방식입니다.
(1) 디지털세 도입 배경
전통적인 법인세 제도는 물리적 사업장이 있는 국가에서 세금을 부과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IT 기업들은 특정 국가에 물리적인 지점 없이도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세금 체계로는 과세가 어려웠습니다. 이에 따라 OECD는 2021년 10월, 디지털세 도입을 포함한 글로벌 세제 개혁안을 발표하였습니다.
(2) 디지털세 주요 내용
OECD가 제안한 디지털세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매출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과세: 특정 국가에서 일정 매출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해당 국가에서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최저 법인세율 도입(글로벌 최소 법인세율 15%): 다국적 기업이 조세 피난처를 이용한 세금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최소 15%의 글로벌 법인세율을 설정합니다.
이익 분배 방식 개선: 기업이 물리적 지점 없이도 수익을 올리는 국가에 일정 비율의 세금을 납부하도록 강제합니다.
(3) 각국의 반응과 전망
디지털세 도입에 대해 주요 국가들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프랑스, 독일 등은 디지털세 도입을 강력히 지지하며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자체적인 디지털세를 도입한 상태입니다.
미국: 미국은 자국 IT 기업들(구글, 애플, 아마존 등)에 불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초기에는 반대 입장을 보였지만, OECD의 합의안에 참여하면서 글로벌 세제 개혁에 협력하기로 하였습니다.
개발도상국: 개발도상국들은 다국적 IT 기업들이 자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대해 적절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디지털세 도입을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다국적 IT 기업들의 세금 회피 문제는 글로벌 경제의 공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이에 따라 OECD를 중심으로 디지털세 도입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국 정부들도 협력하여 새로운 세제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향후 디지털세가 성공적으로 시행된다면, 조세 정의 실현과 국가 재정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국적 기업들이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고, 공정한 경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감시와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